에너지

'공세권' 열풍과 함께
높아지는 도시공원의 가치
도시공원의 역사와 다양한 기능

2021.12.15

가장 널리 알려진 도시공원인 미국 뉴욕의 ‘센트럴 파크’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Central Park)’의 설계자인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는 센트럴 파크를 조성하며 “지금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 공원과 동일한 크기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원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신체적·정신적 안식처가 될 것임을 예견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6월 기초과학연구원(IBS, Institute for Basic Science)이 발표한 녹지와 시민 행복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도시 내 녹지 면적이 넓을수록 시민들의 행복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 및 국민의 경제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경제력 보다 도심 내 녹지의 면적이 시민들의 행복도를 결정하는 데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유럽우주국(ESA)의 인공위성 ‘센티넬2’를 활용해 각국의 녹지 면적을 조사한 후, 국제연합(UN)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행복보고서’와 순위를 비교·분석. ‘세계행복보고서’는 국내총생산(GDP), 기대수명, 자유, 부정부패 등 각국 거주자의 행복을 정량화한 수치

 

국내에서도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주목받지 못했던 공원의 가치가 이제야 재평가 받고 있는 듯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주변에 숲, 녹지, 공원이 위치한 주거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숲세권’, ‘공세권’ 등의 신조어가 등장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보다 쾌적한 환경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며 그 인기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왕실 소유의 정원을 시민들의 공원으로 개방한 영국 런던의 ‘하이드 파크’


공원의 역사부터

정의, 분류까지


오늘날 공원은 도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의 장소로 분류된다. 그러나 공원을 뜻하는 ‘Park’의 어원을 살펴보면 사냥을 위해 동물을 가두기 위한 왕실 소유의 토지를 뜻한다. 본래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던 것이다. 유럽에서는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치며 공원이 일반 시민에게 개방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Park'에는 공공의 의미가 더해지게 되었다. 이렇게 조성된 대표적인 공원으로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하이드 파크’가 있다. 이후 정부와 공공기관에 의해 본격적으로 공원이 조성되기 시작했는데, 이의 대표적인 사례가 뉴욕의 '센트럴 파크'다.

 

국내에서는 19세기 서양 근대 문물의 유입과 함께 공원의 개념이 소개된 후 1888년 인천에 국내 최초의 근대식 공원인 ‘자유공원’이 조성되었다. 그리고 1925년 「경성도시계획조사자료」에서 최초로 공원과 녹지가 도시계획의 일부로 다뤄졌으며 이후 1980년 「도시공원법」 제정, 2005년에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로 법제명 변경 및 전면 개정을 통해 차근차근 체계를 갖춰 나갔다.

 

 

현행법에 따르면 도시공원이란 ‘도시지역에서 도시자연경관을 보호하고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치 또는 지정된 공원’을 말하며, 국가도시공원과 생활권 공원, 주제공원으로 구분된다. 국가도시공원은 관련 법에 따라 국가가 지정하는 공원이며 생활권 공원은 도시생활권을 기반으로 하는 공원을 말한다. 주제공원은 역사공원, 문화공원, 수변공원, 체육공원 등 다양한 목적과 주제로 조성된 공원이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주변의 공원은 주로 근린공원이다. 근린공원은 지역 거주민들의 보건, 휴양, 정서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조성되는 공원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도보를 이용하여 쉽고 편리하게 왕래할 수 있도록 도시의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 주변에 위치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역사적 장소나 시설물을 활용한 역사공원과 도시 내 하천과 호수 등 수변 공간을 활용한 수변공원도 적극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추세다.

 

다양한 도시공원의 역할


도시공원은 녹지뿐만 아니라 산책로, 운동 기구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도시민의 심신 안정에 많은 도움을 준다. 또한 다양하게 식재된 수목은 홍수 방지, 열섬 현상(Heat island) 방지, 미세먼지 저감 등 환경적 역할도 톡톡히 한다. 나무 한 그루는 연간 2.5t의 이산화탄소와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1.8t의 산소를 내보내는 효과를 가진다. 또한 플라타너스 한 그루는 하루 0.6kg의 수분을 방출하여 열에너지 36만kcal를 제거한다. 때문에 실제로 도심과 수목 공간은 여름철 약 1~3℃가량의 온도 차가 발생한다.

 

 뜨거운 서울의 열기를 식혀주는 한강과 선유도 공원

 

더불어 잘 가꿔진 공원은 사회 안전망으로도 기능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낙서, 유리창 파손과 같이 경미한 범죄를 방치하면 더욱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심리학 이론이다. 환경이 범죄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로 발전했다. 범죄예방환경설계의 관점에서 아름답게 관리된 공원은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진다.

 

도시공원이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다


도심 내 공원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며 아파트 브랜드 시장에서는 공원에 인접한 입지 조건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단지 내의 조경도 달라지고 있는데, 이제는 아파트 단지 내에 마치 수목원 같은 쉼터를 조성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단지 내 중앙 정원에 인근의 산을 그대로 재현하거나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조경을 어우러지게 배치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조경을 시도하고 있다. 한양은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한 '한양수자인 구리역'에 어린이 공원과 분수마당, 부속정원, 체육공원, 카페테리아 등을 조성해 주목받았다. 

 

 

늘어나는 도심 속 공원들은 자연이 우리 삶에 한발 더 가까이 들어오게 해 일상을 더 다채롭게 꾸며줄 것이다. 도시공원을 오래도록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공원의 조성은 물론 지속적인 유지·보수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에너지로 만드는 지속가능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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