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MZ'가 픽한 주거공간 MZ세대가 살아가는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셰어하우스, 코리빙하우스와
셀프인테리어 열풍으로 살펴본 MZ세대의 주거 트렌드

2022.01.14

서울시 인구

3명 중 1명은 MZ세대


MZ세대란 1980년에서 1994년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에서 2004년 사이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인구통계학적 집단을 뜻한다. 약 20여 년을 아우르는 세대인 만큼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크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에 거주하는 MZ세대 인구는 343만 명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서울시 전체 인구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값이다. 현재 서울시 인구 3명 중 1명은 MZ세대인 셈이다.

 

 

저출산 시대로 접어드는 사회 환경 속에서 성장한 MZ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자신의 행복과 만족을 좀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향을 가진다. 이러한 특성은 집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드러나는데, 이전 세대에게 집이 ‘가족과 함께 하는 공간’의 성격이 강했다면, ‘나(me)’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MZ세대는 집을 독립된 개인의 공간으로 인식한다. 이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 내 MZ세대의 비율로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에서 진행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1인가구 중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도에 비해 13.3%, 7.7% 증가했는데, 이는 모두 합치면 95만 명에 달하는 수치다. 고령화에 따른 사별 등으로 나타나는 1인 가구의 증가보다 자발적으로 1인 가구가 되기를 선택한 MZ세대의 비율이 더 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에는 '1인가구'라고 하면 혼자 사는 독신자나 독거노인을 먼저 떠올렸으나 이제는 'MZ세대'의 모습을 먼저 떠올리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1인가구 MZ세대가

주목한 키워드, ‘공유’

 

이처럼 혼자 사는 MZ세대가 늘고 있지만 주거비 부담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MZ세대 중 아직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이들에게 ‘내 집 마련’은 멀게만 느껴질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MZ세대는 ‘공유’라는 키워드에 주목했다. 주거와 공유가 접목된 MZ세대의 주거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셰어하우스(Share house)

가장 먼저 주목받았던 공유 주거 모델은 ‘셰어하우스’라는 이름의 공동 거주 시스템이다. 셰어하우스는 특정 공간을 여럿이서 공유하며 사용하되, 침실과 같은 독립된 공간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거실, 세탁실, 샤워실, 주방 등을 함께 사용하고, 주거비는 구성원들이 나눠서 부담하는 형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넓은 공간에서 거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이 다소 혼재되어 있어 사생활 보호가 어렵고 필수 주거 환경 외의 커뮤니티 시설이 부재하다는 단점이 있다.

 

'셰어하우스 우주' 성수 941 지점의 공용 공간 (출처: www.woozoo.kr)


코리빙 하우스(Co-living house)

셰어하우스의 강점은 강화하되, 단점은 보완하여 등장한 주거 모델로는 코리빙 하우스를 꼽을 수 있다. 코리빙(Co-living)이란 ‘함께(Cooperate)’와 ‘산다(Living)’의 합성어로, 셰어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주거 공간을 공유하는 형태다. 셰어하우스가 단순히 기존의 주거 공간에 공유라는 특성을 더한 것이라면, 코리빙 하우스는 건축 단계에서부터 공유 주거를 목적으로 기획된 주택이다. 공용 공간과 개인 공간의 분리를 철저하게 보장해 주는 것이 특징이며, 공용 주방, 세탁실 등 필수 주거 시설 외에도 피트니스존, 미팅룸, 카페 라운지, 루프탑 바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코리빙 하우스는 ‘여럿이 혼자 사는 집’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코리빙 하우스 '에피소드 서초 393'의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 (출처: www.epsd.co.kr)

 

코리빙 하우스는 영국과 독일, 일본 및 북유럽 등지에서는 학생 기숙사, 혹은 은퇴한 실버 세대를 위한 주거 모델로 이미 대중화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제 막 영역을 넓혀가는 단계다. 주로 주거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청년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셀프 인테리어에 빠진

MZ세대


‘셀프 인테리어’ 열풍과 함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테리어 용품 판매 플랫폼 ‘오늘의 집’

 

주거비 증가와 함께 공유 주거 모델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혼자 사는 MZ세대의 대부분은 아직 원룸에 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에서 ‘서울 청년 월세 지원’ 신청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 신청자들이 사는 곳의 평균 크기는 약 7평(23㎡)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 공간의 물리적 크기를 넓히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청년들은 주거 공간의 쾌적함을 높이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같은 방 한 칸이라도 특별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수요가 많아졌다. 실제로 지난 2020년 5월 MZ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주거 공간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900명의 응답자 중 무려 43.7%에 해당하는 이들이 ‘주거 공간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으며, 꾸미고 관리한다’고 답했다. 이와 같은 결과를 방증하듯 ‘누구나 예쁜 집에 살 수 있어!’를 카피로 내세운 인테리어 용품 판매 플랫폼 '오늘의집'은 MZ세대의 폭발적인 반응을 등에 업고 무려 1.1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으며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셀프 인테리어를 향한 MZ세대의 뜨거운 관심은 ‘나(me)’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자신의 행복과 만족을 중시하는 그들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도 볼 수 있겠다.

 

세대를 초월하는

집의 가치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셰어하우스, 코리빙 하우스의 인기와 ‘셀프 인테리어’ 열풍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집의 형태와 기능이 예전과는 사뭇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MZ세대가 이끌어갈 집의 모습이 어떻게 더 변화하고 성숙해질지, MZ세대 이후에는 또 어떻게 변할지 주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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