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국내 전력산업
어떻게 바뀔까?
2022년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에너지 정책의 미래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조성봉

2022.02.03

우리나라의 전력산업은 지난 60년 동안 엄청난 성장을 기록하였다. 한국전력이 창립된 1961년 발전설비 용량은 43만kW였지만 2020년 12월 기준 상용자가발전 포함 약 1억 3,000만kW로 무려 313배 성장하였다. 2020년을 기준으로 연료원별 설비용량 점유율은 LNG(31.9%), 석탄(25.5%), 원자력(18.0%) 신재생(4.8%), 수력 및 양수(3.6%), 유류(1.7%) 등의 순으로 구성되었으며, 발전량 점유율은 같은 해 기준 석탄(35.6%), 원자력(29.6%), LNG(27.3%), 신재생(5.7%), 수력 및 양수(0.6%), 유류(0.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목표는 탄소중립,

변화 겪는 국내 전력 산업


 

전력산업은 앞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온실가스 규제 움직임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2020년 12월에 발표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되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향후 15년간의 전력수급 여건을 살펴보고 발전설비계획을 제시한다. 제9차 계획에서 정부는 2034년까지 새로 필요한 발전설비 용량을 2.9GW로 정한 한편, 연료 구성 계획을 신재생(40.3%), LNG(30.6%), 석탄(15.0%), 원자력(10.1%), 양수 및 수력(3.4%) 등으로 발표해 엄청난 변화를 예고했다. 

 

이와 같은 발전설비의 변화는 지금까지 전통적인 우리나라의 발전원 구성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원자력과 석탄에서 LNG와 신재생으로 그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석탄발전의 대대적인 폐지가 눈에 띈다. 보령1·2, 보령5·6, 삼천포1∼6, 호남1·2, 태안1∼6, 하동1∼6, 당진1∼4, 영흥1·2 등의 석탄발전소를 순차적으로 폐지시키고 이를 LNG로 연료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원자력의 경우 신한울1·2와 신고리5·6을 준공하되 고리2∼4, 한빛1∼3, 월성2∼4, 한울1·2 등 총 11기의 노후 원전을 폐지한다. 또한 신재생을 크게 늘려서 2034년까지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62.3GW가량 늘리려 하고 있다. 크게 보아서 원자력과 석탄발전의 자리를 LNG로 대체하고 신재생을 크게 늘려 주력 발전원으로 삼겠다는 것이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기본 골격이라고 할 수 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제기된 우려의 시선은


 

그런데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제시한 정도를 훨씬 뛰어넘어 극단적인 전원구성의 대변환을 요구하는 것이 2021년에 정부가 확정하고 발표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및 2050 탄소중립안이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8년 배출량에 비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40%(291백만톤) 감축하는 것이며, 2050 탄소중립안은 2050년까지 순 탄소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것이다. 2050 탄소중립안은 화력발전 대폭 축소와 함께 재생에너지·수소기반 발전 비중을 대폭 상향하는 두 가지 안으로 제시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A안은 석탄과 LNG발전을 모두 중단하여 탄소 배출량 자체를 최대한 감축시키는 방안이며, B안은 석탄 발전은 폐지하되 LNG 발전량을 61.0TWh* 가량 잔존시키고, CCUS* 등 탄소 제거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다. 이 때 B안의 경우 부족한 전력은 원자력, 재생에너지, 연료전지, 무탄소 가스터빈, 부생가스 그리고 동북아로부터의 전력 공급을 통해 해결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CCUS: Carbon capture and storage, 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

*TWh: 1TWh = 1,000,000,000Wh, 1Wh는 1와트의 에너지에 3,600을 곱한 것으로 전기에너지의 기본 단위를 뜻함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만 하더라도 너무 급진적으로 석탄발전소 퇴출을 상정하고 있어 여러 에너지 전문가들은 비현실적인 계획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뒤이어 작년에 발표된 2030 NDC 및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화력발전의 전면 폐지계획이라는 점에서 역시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비판의 근거는 기술적 측면, 경제적 측면 그리고 정치적 측면에서 제기된다. 첫 번째 기술적 측면의 문제제기는 이와 같이 급격한 연료전환을 할 수 있으려면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수소와 암모니아와 같은 무탄소전원의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야 하는데, 이와 같은 기술의 획기적 발전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두 번째, 경제적 측면의 문제제기는 이러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 경제적인 화력발전을 포기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에 엄청난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데 이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전기요금을 인상시킬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세 번째 정치적 측면의 문제제기는 이와 같은 변환이 전력산업 이해당사자를 넘어 한국 산업구조의 대변혁을 불러오고 전기 소비자에 대해 천문학적 부담을 요구할 텐데 정치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2022년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국내 전력 산업의 전망은



 

우리나라 전력 에너지의 미래는 2022년의 대선 결과와 새 행정부에서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하여 수립하게 될 탄소중립의 수정,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그 구체적인 변화의 방향이 제시될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전기요금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자력 비중이 제9차 계획에서 제시된 수준보다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석탄발전은 제9차 계획에서 제시한 정도로 감축될 수는 없을지라도 온실가스 저감과 미세먼지 배출 방지를 위해서라도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 한편, 재생에너지는 입지문제,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확보 및 간헐성 문제에 대한 대처 등 여러 난제의 해결이 쉽지 않아 제9차 계획이 제시한 확대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석탄의 감소와 재생에너지 목표미달에 따른 신규 설비확충 부족분은 LNG를 통해 보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존하는 기술수준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동시에 경제적인 측면의 문제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LNG이기 때문이다. LNG발전 설비는 원전이나 석탄발전 설비에 비해 부하조절 능력이 크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간헐성 문제에 대비할 수 있다. 나아가 원전이나 석탄에 비하여 입지문제를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인구밀집 지역에서도 건설이 가능하여 전력의 분산화와 송전선로 건설의 고질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LNG가 석탄의 자리를 대체하는 경우에 대비해서 우리 정부도 지금까지의 에너지정책과는 구별되는 새로운 에너지정책의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현재 세계의 천연가스 시장은 미국 셰일가스의 확대, 북극항로의 개척 및 러시아의 적극적인 시장개척 등으로 인하여 점차 통합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과거와 같은 장기계약과 도착지 규정을 포함한 경직적인 거래보다 단기계약, 현물거래 그리고 제3자 재판매가 가능한 유연하고 경쟁적인 거래로 진화하고 있다.

 

전남 여수시 묘도에 조성중인 한양의 LNG 허브 터미널 조감도

 

우리나라의 LNG 도입규모도 발전용 수요의 확대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직도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천연가스 도입과 운영에 있어서의 진입규제를 낮추고 저장설비 및 배관망 같은 인프라를 개방하거나 그 사용조건을 표준화하는 등 LNG 활용에 대한 제약을 점차 완화하는 방향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발전용 LNG가 가정용 도시가스보다 크게 확대되는 추세를 감안하여 도시가스용 LNG에 대한 교차보조를 줄이고 발전용 LNG 가격을 낮춤으로써 LNG 발전의 가동률을 높여 실질적인 기저부하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용도별 LNG 도매가격의 정상화는 SMP 인하 요인으로 작용하여 전력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고 우리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를 만드는 한양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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