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시대,
화석연료의 대안은?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인해 기후 위기가 심화되며 인류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인류에게 편리한 삶과 환경오염을 동시에 선물해준 화석연료는 머지않아 퇴출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포괄하는 용어로 전통적인 화석연료가 아닌 새로운 에너지라는 의미의 ‘신에너지’와 햇빛, 물, 지열 등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사용하는 ‘재생에너지’를 더한 개념이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ㆍ이용ㆍ보급 촉진법」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는 총 11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수소에너지ㆍ연료전지ㆍ석탄액화/가스화는 신에너지로, 태양광ㆍ태양열ㆍ풍력ㆍ수력ㆍ해양에너지ㆍ지열ㆍ바이오매스ㆍ폐기물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구분된다.
해외에서는 ‘새롭다’는 의미는 빠진 ‘재생 가능 에너지(Renewable Energy)’, 혹은 ‘대체에너지(Alternative Energy)’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신재생에너지’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2017년 말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하며 신재생에너지라는 용어에서 ‘신(新)’을 제외했으나 아직은 ‘신재생에너지’라는 표현이 더 익숙하게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까지 늘리는 걸 목표로 하는 에너지 정책
발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신에너지
신에너지는 말 그대로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기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먼저 수소에너지는 공기 중에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분리,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는 기술로, 에너지를 얻기 위해 수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오염 물질이 배출되지 않아 완전히 청정한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 및 천연가스, 메탄 등의 연료가 산화되며 발생하는 화학적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연료전지는 가볍고 연료 보충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으로 인해 수송용 에너지원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으며, 소비자 근거리에서 소형 발전을 통한 전력 공급 시스템의 확대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석탄액화/가스화는 석유에 비해 매장량이 비교적 풍부한 석탄을 공해 없이 사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안된 기술이다. 석탄을 액체 연료로 만들어 에너지를 생산(석탄 액화)하거나 높은 온도와 기압에서 산소 혹은 수소를 반응시켜 합성가스를 얻은 뒤 이 가스를 활용하여 에너지를 생산(석탄 가스화)한다. 이를 통해 운반을 편리하게 하여 경제성을 높이고 액화, 가스화 과정을 통해 대기오염 원인인 황(S)을 제거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에너지다. 이와 같은 장점으로 인해 신에너지는 반드시 필요하며 가까운 미래에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수소와 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화 모두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수소에너지는 최근 수소 자동차와 수소버스 등 이동 수단의 연료로서 활용되며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소 생성 과정에서 화석연료의 도움을 받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완전히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반응이 존재한다. 또한 연료전지는 에너지원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에너지들과 동일 선상에 두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으며 석탄액화/가스화는 아직 실제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상용화까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지형과 기후의 영향 큰 재생에너지···
높은 인프라 구축비용도 장애 요소
자연환경을 활용하는 재생에너지는 지형과 기후,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한계가 있다. 재생에너지의 대표격인 태양광 에너지의 경우 일사량에 따라 국가별, 지역별로 활용에 큰 차이를 보인다. 태양빛은 지구 어디에나 있지만 모든 곳에 동일한 양이 제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태양광 에너지는 기존의 화석연료처럼 지역적 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활용과 관련해서는 비용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 연구·개발 및 인프라 구축에 드는 높은 초기 비용은 재생에너지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이로 인해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에 비해 발전 단가가 높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종 소비자의 관점에서 화력발전을 통해 얻어지는 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발전 원가가 같아지는 시점을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라고 하는데, 독일이나 일본 등 몇몇 국가를 제외하면 많은 국가가 아직 그리드 패리티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유동적인 에너지 생산량을 극복하기 위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이하 ESS)의 활용이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전력 계통(Grid Energy Storage)에 저장했다가 부족할 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저장·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을 가능케한다.
ESS 활용의 좋은 예시는 바로 전라남도 해남군에 위치한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소’다. 국내 최대 98MW 규모의 태양광발전 시설을 자랑하는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소는 총 25만 1,916대의 태양광 모듈을 통해 2만 7,000가구가 1년 동안(가구당 월 400kWh 이용 기준) 사용할 수 있는 129GWh(기가와트시)의 전력을 만들어 낸다. 태양광 발전에 유리한 입지를 가지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소가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것은 국내에서 일사량이 가장 풍부한 전남 해남에 위치해있기도 하지만 ESS에 큰 공을 들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인 306MWh(메가와트시)의 ESS가 구축 돼있어 생성된 전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 다양한 에너지원을 이용하여 에너지 믹스를 구성하기도 한다. 단일 에너지만으로는 화력발전의 효율을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에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여러 에너지를 동원하여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각 에너지원별로 지리적, 기후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도 에너지 믹스는 필수적인 전략이다.
2022년의 우리는 반드시 변화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변화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정이 힘들고 지난할지라도 미래 세대를 위한 걸음을 부지런히 내디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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