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암스테르담 ASC 스마트시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리빙랩(Living Lab) 프로젝트
세계 속 스마트시티 여행 3편
2021.06.07
자유와 개방의 나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 건설에
개방성의 특징을 담아냈다.
전 세계 스마트시티를 이끄는 대표 도시 중 하나인 암스테르담은 13세기 초 암스텔(Amstel) 강에 댐을 지어 조성된 조그마한 땅에서 시작했다. 암스테르담은 17세기부터 도시 계획에 따라 운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도시 형태를 잡을 줄 아는 똑똑한 도시였고, 일찍부터 유럽의 경제·수도 역할을 맡아 ‘세계의 창고’라 불리며 부르주아 문화를 꽃피운 포용적인 도시였다. ‘자유와 개방의 나라’라 불리는 네덜란드는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한 국가이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인 안락사와 마리화나도 합법이다.
이에 상응하듯 네덜란드의 수도인 암스테르담은 개방적인 문화를 반영하여, 유럽 국가 중에서도 발 빠르게 열린 공간의 스마트시티를 구축했다. 지난 2009년 시민, 스타트업, 민간 기업, 지자체, 연구기관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 ‘시민 참여형 스마트시티 플랫폼’,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ASC, Amsterdam Smart City)가 시발점이었다. 암스테르담 경제위원회에서 추진한 ASC는 ‘편리성과 실용성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아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는 슬로건 아래, 최근까지 ASC 공식 홈페이지(amsterdamsmartcity.com) 내 8천여 명이 넘는 시민혁신가와 기업들이 ▲디지털 시티 ▲에너지 ▲이동성 ▲순환 도시 ▲거버넌스와 교육 ▲시민과 생활 총 6개 분야에서 4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ASC) 공식 홈페이지(amsterdamsmartcity.com)
해당 플랫폼에서 계정만 생성하면 시민 누구나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고,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연구소, 학교, 지역주민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활발히 실행할 수 있다. 암스테르담의 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플랫폼에 올라온 시민의 아이디어가 ‘좋아요’ 100개 이상 받으면 지자체가 실행 여부를 공식적으로 논의하기도 한다. 아이디어가 상향식으로 모아지는 시민 주도형 플랫폼을 통해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ASC는 스마트시티 투어, 전문가 자문 프로그램, 학술회, Meet-up 프로그램 등이 잘 조직된 플랫폼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최근 UNWTO(세계관광기구)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서울관광재단 ‘스마트관광도시 지표’의 개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스테르담은 높은 점수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증가하고 있는 비대면·디지털·지속가능한 관광 수요에 맞춰 진행되었으며, ‘관광객의 관광 목적지에서의 경험과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향상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거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지속가능 개발을 보장하는 혁신적인 관광지’로 정의되는 스마트관광도시에 개발된 지표*를 적용했다.
*5개의 대분류, 18개의 중분류, 4개의 세부지표로 구성
우리나라 서울을 포함하여 뉴욕, 도쿄, 런던, 바르셀로나, 방콕, 상하이, 샌프란시스코, 싱가포르, 암스테르담, 코펜하겐, 호치민 등 스마트관광도시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거나 발전 가능성이 있는 12개 주요 도시를 선정하여 해당 지표를 적용했다. 매력성, 접근가능성, 디지털 준비도, 지속가능성, 협력적 파트너십으로 구성된 5가지 대분류를 기준으로 지표를 적용한 결과, 전반적으로 지표 수준이 높았던 싱가포르(1위, 76점)와 암스테르담(2위, 74점)이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들은 ‘스마트네이션(싱가포르)’, ‘ASC(암스테르담)’와 같은 스마트시티 사업을 기반으로 내·외부 거버넌스 구축에 성공하여 협력적 파트너십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특히, 암스테르담이 높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리빙랩(Living Lab)’ 방식을 활용한 스마트시티 사업이 있었다.
암스테르담 리빙랩(Living Lab),
비콘 마일(Beacon Mile)로
스마트한 도시 서비스의 경계를 허물다.
출처: amsterdamsmartcity.com
암스테르담은 비콘(Beacon)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실생활에 접목해 비콘 마일(Beacon Mile)이라는 리빙랩(Living Lab)을 구축했다. 비콘이란, 저전력 블루투스를 활용해 50~70m 범위 안에 있는 사용자들에게 위치 정보나 메시지를 전송하고 모바일 결제 등을 가능하게 해주는 근거리 통신 장치 또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한 비콘 마일은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부터 마린터레인(Marineterrein)까지 약 3.4km에 이르는 구역으로,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각종 비콘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비콘 앱을 설치한 사용자는 비콘 마일을 걸으며 도시의 각종 정보를 전송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식당 앞을 지나갈 때 식당의 메뉴와 가격, 할인쿠폰 등이 전송된다. 박물관 근처를 지나가면 전시회 정보를 받을 수 있고, 그 외 도서관 등 다양한 문화 시설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대중교통 정류장에서는 트램이나 버스의 노선과 출발, 도착 시간에 대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송해 주변 지역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비콘 기술은 실내 내비게이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덕분에 효율적인 동선을 활성화하여 복잡한 동선을 탈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비콘 기술을 활용한 암스테르담의 대표 공간이 스히폴 공항(Schiphol Airport)이다.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인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공항으로, 이용객의 70%가 환승객인 유럽 연합의 허브 공항이다. 스히폴 공항은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여러 차례 유럽 최고 공항으로 선정된 바 있다.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Schiphol Airport)
GPS는 실내에서 작동하지 않지만 비콘은 5m 이내의 오차로 실내에서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정보를 전송한다. 스히폴 공항에는 2천 개 이상의 비콘이 설치되어 있어 승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스히폴 에어포트 앱’을 실행하면 공항의 모든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탑승 시각과 여유 시간뿐만 아니라 탑승구 또는 기타 공항 내 목적지까지 경로와 도착 시간까지 표시해 준다. 공항에서 간단한 식사 또는 면세점을 이용하고 싶다면 앱으로 길 안내를 받으며 쿠폰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앱이 시간과 위치를 계산해 탑승 게이트까지 도착 가능한 시간을 알려주기 때문에 여유롭게 식사를 하거나 쇼핑을 할 수 있다. 승객의 현 위치가 표시된 앱은 탑승 게이트(목적지)까지의 루트를 푸른색으로 친절하게 알려주고, 비행기의 출발, 도착 시간이 변경되더라도 해당 정보를 실시간 메시지로 전송하는 서비스로 승객들의 이용 부담을 덜어냈다.
탈중앙화를 꿈꾸는 세종,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해
시민들의 삶을 보듬는 도시를 만들다.
세종 스마트시티는 탈물질주의(Post-materialism),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스마트 테크놀로지(Smart technologies)를 지향하며 미래의 도시를 꿈꾼다. 그중 탈중앙화는 공유, 개방, 분산, 다양성 존중, 시민참여를 주요 키워드로 삼으며 이는 세계적인 스마트시티 암스테르담과 결을 같이 한다. 세종이 구현할 스마트시티를 보다 통합적인 관점에서 정의한다면 다음과 같다. 도시에서 벌어지는 모든 현상과 움직임 및 시민들의 행동들을 전부 데이터화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하여 도시민의 삶의 질과 행복을 높이는 맞춤형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도시를 의미한다.
OECD의 2017년 Better Life 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총 89개국 중 29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행복도가 낮다. 특히, 커뮤니티를 비롯해 환경, 건강, 일과 삶의 균형, 삶의 만족도 분야에서 매우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세종 스마트시티는 7대 혁신 서비스인 모빌리티, 헬스케어, 교육, 에너지와 환경, 거버넌스, 문화와 쇼핑, 일자리 구현을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스마트시티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이루고자 한다.
세종 스마트시티는 지역공동체가 도시 운영에 적극 참여하는 리빙랩을 활용해 시민주도형 문제 해결 플랫폼을 구축한다. 리빙랩(Living Lab)은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지역 문제점을 찾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살아 있는 실험실’이라고도 한다. 일차적으로 세종 시민은 세종시에서 각별히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도시 운영에 지속적으로 참여한다. 그 외 일반 시민은 스마트시티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보편적인 도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먼저, 시민들이 세종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자체 의사결정 기구인 시민 위원회를 운영하여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다. 시민 통합 앱을 통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시 정보를 제공하며, 시민 위원회의 활동을 공유한다. 또한 지역 이슈에 대한 여론을 빠르게 수렴할 수 있는 Poll 기능으로 도시의 데이터를 공유할 수도 있다.
세종 스마트시티는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 참여형, 시민 주도형, 기업 참여형으로 나눠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 혁신을 이룬다. 이를 위해 도시 전체를 리빙랩으로, 특정 지역을 테스트베드(Test Bed)로 지정해 운영한다. 테스트베드는 일종의 시뮬레이션 인프라로, 실제와 유사한 환경을 구축해 정확하고 정밀한 결과 예측을 도출해내는 환경 또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기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기업이 테스트베드를 통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혁신에 기여한다.
정기적인 해커톤(Hackathon) 개최는 세종 스마트시티의 특징이다. 해커톤은 아이디어톤의 일종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이게 하여 5명 내외의 팀을 결성한다. 이들은 24~48시간 내외의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인 토의와 협업을 통해 아이디어와 생각을 직접 기획하고 프로그래밍 과정을 거쳐 프로토타입의 결과물까지 만들어 낸다. 정기적으로 해커톤을 개최해 세종 스마트시티에서 보다 많은 창조적인 기회가 발생하고, 지속가능성이 커지고, 시민이 행복해질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민 참여형으로 이루어지는 암스테르담과 세종의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열린 생태계이다. 시민, 지자체, 기업 등 도시를 이루는 구성원 누구나 지속가능한 미래의 삶을 위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스마트시티의 서비스로 구현할 수 있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은 스마트시티의 프로젝트로 추진되며, 수직적인 행정이 아닌 서로 연결된 수평적 통합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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