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집중하여 혁신을 꾀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지속가능발전법」 따르면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미래 세대가 사용할 경제·사회·환경 등의 자원을 낭비하거나 여건을 저하시키지 아니하고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를 넘어 지속가능한 삶을 이어 나가기 위해 모든 것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전통적인 경영방식을 탈피해야 한다.
지금까지 기업의 가치는 재무적 성과에 초점을 맞춰 평가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전통적인 경영방식을 탈피하여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새로운 경영 전략을 실시해야 할 때다. 이에
사회적 책임과 기업 이윤을 모두 놓치지 않고 더 먼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착한 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은
이제 고객, 파트너, 투자자, 지역사회, 정부 심지어 회사 구성원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요구되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 사회적 요구 사항을 적극 수용하는 새로운 경영방식인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해야 하고 이러한 경영 방식을 ‘ESG 경영’이라고 한다.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의 비(非)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규모가 큰 기업을 선두로
하여 ESG를 기업의 가치 혁신 지향점으로 삼고 있으며, 전
세계 기업 경영 트렌드의 중심이 되고 있다. 환경은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 저감, 생물의 다양성, 친환경 제품 개발,
에너지 효율 등의 요소가 포함되며, 사회는 고객 만족,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 인권, 노동기준, 제품·서비스의
안전성, 공정경쟁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사회 구성, 감사위원회 결성, 배당, 정치
기부금 등이 지배구조 요소에 해당한다.
ESG와
유사한 맥락에서 거론되는 개념에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SV(공유가치 창출), 기업 시민의식 등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ESG가 이들과 다른 점은 비재무적 요인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이슈는 비재무적 리스크 측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재무적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조건적으로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ESG를 추구함으로써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환경과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경영 전략은 기업의 가치를 향상시킨다. 선한 브랜드의 영향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 유치는 물론 투자와 같은 경영 자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연스럽게 위기관리 역량도 고도화되어 보다 의미 있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ESG 개념이 활성화되면서 기업의 자율적 ESG 활동 권고 단계를 넘어 ESG 이슈 대응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다. 관련 성과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공개에 대한 제도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유럽 국가들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을 보유한
기업에 ESG 정보공개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비재무 정보공개를 포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입법 대기 중에 들어가는 등 국가별로 관련 법안이 제정되고
있다.
환경(Environment)
: 탄소 중립, RE100 선언 등
친환경 기업을 향한 발돋움
출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https://www.microsoft.com/en-us/ai/ai-for-good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최근 5년간 MSCI의 ESG 등급
‘AAA(최상위)’를 꾸준히 받은 기업이다. 10억 달러에 달하는 ‘기후 혁신 펀드(Climate Innovation Fund)’를 조성해 탄소 제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지원하는가 하면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는 ‘AI for Goo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17년부터 시작한 AI for Good 프로젝트는 현재 다섯
개의 분야로 구분하여 진행 중인데 그중 지구 환경 관련 프로젝트인 ‘AI for Earth’는 환경
보호 활동가의 연구를 돕는 등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구글, 아마존 등 해외 IT 기업이 솔선수범하여 데이터 센터의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환경오염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석유·화학 업계도 재생에너지를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영국의 합작 정유회사인 로열 더치 셸 그룹(Royal
Dutch-Shell Group)은 그린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연간 30억 달러로 확대하기로
발표했다. 또한, 보유 중인 정유 공장 수의 5분의 1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처분하지 않은 공장들도 저탄소 밸류 체인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사회(Social)
: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사회 정의에 부합하는 기업 경영 방식
기업은 개인, 정부와 더불어 한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이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연구하는 일은 ESG 중
사회 분야에 해당한다. 데이터 보호, 지역사회와의 협력 관계
구축, 노동권, 인권, 젠더
이슈 등 사회적 문제에 대해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출처: 애플(Apple) 프로펠센터(Propel Center) 조감도
ESG 경영의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애플(Apple)은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인종차별 해결까지 강조한다. 제도적인 인종차별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인종 간 평등·정의 이니셔티브
프로젝트(Racial Equity and Justice Initiative·REJI)’를 발표했다. 1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통해 ▲흑인 대학(HBCU)을 포함한 글로벌 혁신 및 학습 허브인 '프로펠 센터' ▲디트로이트 지역 학생의 코딩과 테크 교육을 지원하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 ▲비백인 기업인을 위한 벤처 캐피탈
펀딩 등을 지원하며, 미국 전 지역에서 비백인 커뮤니티의 기회를 확대하고 애플의 평등과 포용 가치를
실천한다.
지배구조(Governance)
: 전 세계 경영 트렌드의 변화로
중요해진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
ESG 관련 이슈 중 가장 부각되는 영역은 환경이지만, 가장 비중이 높은 영역은 지배구조 분야다. 환경과 사회 이슈의 대부분은
지배구조 이슈와 동반하여 나타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다.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지침으로서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투명한 경영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2010년 영국이 가장 먼저 도입한 이후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스위스,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홍콩, 일본
등 19개 국가와 블랙록, 아비바, 캘퍼스 등의 글로벌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6년에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KSC)를 공표하며, 기관투자자가 수탁자로서 책임을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무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의 경우,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 로드맵을
공개하여 책임투자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기업의 지배구조 차원에서 가장 가시적인 변화는 여성 이사 비중이 높아진 이사회의 구성이다. 지배구조 요소 중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그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지난 2018년 여성 이사가 2명 미만인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다양성을 충족하는 이사가 없는 기업에 대해서 기업공개(IPO, Initial Public Offering) 업무를 맡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발맞춰 금융, 방송, 스포츠 등의 업계에서 견고한 유리천장을 뚫는 여성 고위 임원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국내도 내년 8월부터 ‘여성이사쿼터제’를 시행할 예정으로,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하여 이사 중 1명 이상을 다른 성별로 선임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각자의 방식을 통해 차별화된 ESG 경영을 선보이는 국가와 기업별 사례를 살펴보았다. 미래 세대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서 기업은 ESG 경영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MZ세대*는 초연결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로, 수많은 네트워크 정보 중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한다. 친환경 기업,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기업, 윤리적 생산·소비 기업 등 사회적 가치가 높은 기업을 더 선호하며, 다음 세대에는 지금보다 ESG의 중요성이 더 강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ESG 이슈를 선점하여 해결하는 기업에게
다음 세대를 이끄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최근 한양은 한국신용평가(Korea Investors Service)의 ESG 금융상품 인증(Assessment) 평가에서 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 관련 주요 이슈가 없고 적극적인 ESG 경영 활동을 지속해 온 것을 인정받아, 최상위 등급인 ‘GB1’의 결과로 200억 원에 달하는 녹색채권(Green Bond)을 발행받았다. 발행금액 전액을 적격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며, SPC에 대한 출자를 통해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에 투입되어 기후 변화 완화 등 환경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환경과 인류를 생각하는 재생에너지 사업 분야를 개척하고 동시에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양은 한국형 그린뉴딜의 핵심인 친환경에너지 산업단지 조성에 힘을 더하고 있다. 전남 해남에 친환경 스마트시티로 조성 중인 솔라시도에 약 48만 평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기반으로 RE100 산업단지를 구현할 예정이다. 솔라시도 RE100 산업단지 입주 기업은 소요 전력의 100%를 풍력과 태양광을 활용한 재생에너지로 공급받게 된다. 글로벌 기업의 트렌드로 떠오른 ‘RE100’ 캠페인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 발전원에서 생산된 재생전력으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한국형 RE100 제도’를 시행한 만큼 솔라시도 RE100 산업단지가 상징적인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역사회와 공생하며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사회’라는 슬로건 아래, 꾸준한 봉사활동과 이웃사랑 나눔 활동을 전개하며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임직원이 함께하는 연탄 나눔, 김장 나눔 등의 봉사활동을 꾸준히 진행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보성그룹과 한양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복구를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총 2억 5,000만 원을 기탁하였다. 앞으로도 이렇듯 ‘윤리경영, 동반성장, 사회공헌’ 키워드를 중심으로 ESG 경영을 꾸준히 실천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나갈 한양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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