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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대 공간 트렌드 코로나19와 MZ세대가
가져온 공간의 변화

2022년~2023년
공간 트렌드 TOP7

2022.02.10


“지식 근로자들이 전자 오두막(Electronic cottage)에서 일하게 된다. 퍼스널 컴퓨터와 영상 장치, 통신장비 등을 이용해 새 유형의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이는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 1928~2016)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1982년)에서 예측한 미래 중 일부다. 여기서 ‘전자 오두막’이란 통신장비를 개별적으로 갖추고 일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즉 엘빈 토플러는 1980년대에 지금의 ‘재택근무’를 예측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개인용 컴퓨터가 막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이기에 단순한 공상으로 취급되었으나 그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엘빈 토플러와 같이 미래를 예측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고 지금도 미래를 전망하는 수많은 예측이 존재한다. 피데스개발은 2009년부터 지속해서 공간의 미래를 예측하고 한발 앞서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들이 제시한 2022년~2023년의 공간 7대 트렌드를 알아보자.


2022년~2023년

공간 트렌드 TOP7



- 페르소나 원픽

‘페르소나(Persona)는 본래 무대 위의 배우가 착용하는 ‘가면’을 뜻하는 연극 용어인데, 스위스 정신과 의사인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에 의해 심리학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융은 페르소나를 사회적 자아로써 가장 외적인 인격을 뜻하는 말로 사용했다. 이는 최근 들어 ‘또 다른 자아’를 뜻하는 말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즉 페르소나 원픽이란, 스스로가 원하는 자아를 나만의 공간에 투영하여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즐기는 MZ세대의 특성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만나 ‘집’이라는 공간을 나만의 취향으로 꾸미는 것으로 발화되었다.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공간’이 새롭게 떠오른 것이다. 코로나19의 등장 이후부터 이어진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멀티 어드레스

코로나19가 가져온 큰 변화 중 하나는 디지털화를 앞당긴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이전에도 디지털화는 진행되고 있었다.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를 통해 유목민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라는 신조어가 한동안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디지털 노마드가 보편화되기에는 몇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의 등장은 재택근무와 비대면 수업 등 디지털로의 전환을 급속도로 앞당겼다.


그 결과 사람들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이나 카페에서 일하는 것을 더 이상 어색해하지 않게 되었다. 스스로 업무 시간과 장소를 탄력적으로 조절하여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심지어는 그곳이 휴양지여도 문제가 없다. 그저 내가 있는 곳, 내가 택배를 받는 주소가 내 집이자 사무실이 되는 멀티 어드레스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 구심역(驛)의 법칙

몇 년 전부터 ‘맥세권’, ‘스세권’* 등의 신조어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는 ‘역세권’에서 파생된 말로, 역세권은 지하철 혹은 기차역을 중심으로 반경 500m 내외의 권역을 이르는 말이다. 부동산을 선정할 때 역세권이 중요한 요소로 부상한 것은 오래된 일이다.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인데 피데스 글로벌에 따르면 이런 역세권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맥도날드+역세권’, ‘스타벅스+역세권’의 합성어로, 최근에는 슬리퍼를 신고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권역을 말하는 ‘슬세권’ 등의 신조어도 등장했다.



- 세대빅뱅 현상

베이비붐(BB)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Z세대, 알파 세대까지. 세대를 구분하는 다양한 용어들이 있다. 최근 소비 시장을 이끄는 세대는 1981년부터 201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함께 일컫는 MZ세대다. 세대빅뱅 현상은 우주 공간에 빅뱅(Big Bang)이 일어나 암흑 공간을 떠돌던 물질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는 현상이 ‘세대(世代, Generation)’간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세대별 특성은 더욱 뚜렷해지고 또 다른 세대와 연결되며 세대 간 소통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력을 갖춘 소비자로 성장하여 공간 시장의 주요 타겟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Z세대는 코딩을 통해 가상의 공간을 직접 만들어가고, 더불어 그 부모 세대인 X세대와의 연결을 통해 실물 부동산 및 공간 시장에도 빠르게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 벌크업 사이징

최근 몇 년 사이 미니멀리즘이 유행했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를 견지하며 불필요한 물건과 일을 줄여 최소한으로 생활을 꾸리는 것을 말한다. 비움의 미학을 추구하는 것이 친환경 흐름과도 일치하며 더욱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집의 역할이 다양해지며 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먼저 좁은 공간에 답답함을 느끼며 더 넓은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바닥의 면적뿐 아니라 높은 층고와 탁 트인 뷰를 통해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도시 외곽에 위치한 창고형 카페와 탁 트인 갤러리형 카페 등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 미니멀리즘의 반사작용으로 맥시멀리즘과 클러터코어(Cluttercore)* 등도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다.

*공간을 잡동사니로 어수선하게 꾸미는 스타일



- 룸앤룸 룸인룸 

국민의 85%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음에도 계속해서 변종이 등장하며 팬데믹 이전의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의 공간 트렌드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방의 역할이 다양해지고 좁은 공간도 구분하여 사용하려는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집에 업무 공간과 운동, 취미를 위한 공간이 필요해짐에 따라 애초에 알파룸, 베타룸, 오메가룸을 덧붙여 설계된 공간들도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 현가실상(現假實想) 적용

지난해의 이슈를 돌이켜보면 메타버스(Metaverse)*를 빼놓을 수 없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릿해진 것이다. 가상 인간이 브랜드의 모델이 되어 CF에 등장하고 SNS 상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한다. 롯데월드와 씨유(CU)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가상의 공간을 열고 소비자들을 불러 모았다. 현실이 가상세계로 들어가고, 가상이 현실에서 실현된다. 

*메타버스(Metaverse)란, 아바타(avatar)를 통해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 경제, 교육, 문화, 과학 기술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 공간 플랫폼을 말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공간 트렌드 톺아보기


2020년~2021년의 공간 트렌드는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슈퍼&하이퍼 현상, 공유와 구독 경제가 공간에 적용된 위두(We Do), 올인빌(All in Vill)을 넘어 방이 만능 공간이 되는 올인룸(All in Room), 24시간 물류 플랫폼의 등장으로 잠들지 않는 도시가 되어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낮낮공간, 팝업 스토어의 개념이 주거공간에 적용되어 변화된 주방을 뜻하는 팝업 DK(Pop-up Dining Kitchen), 1991년~1997년생을 일컫는 에코부머(Eco Boomer) 세대가 공간 시장의 주연이 되는 EB 주연 시대, 사람과 반려동물, 로봇이 공간을 함께 점유하는 펫·봇·인 스테이였다. 


이전과의 공통점은 집의 기능이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매우 큰데 집이 아닌 외부의 공간, 특히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실내 공간의 위험성이 높아지며 집의 역할이 다양해졌다. 이는 올해 ‘룸앤룸 룸인룸’으로 표현되었으며 이전에는 ‘올인룸’으로 표현되었다. 더불어 공간과 시간의 경계가 사라진 것도 지속해서 나타나는 흐름이다. 이는 ‘멀티 어드레스’와 ‘현가실상’, ‘슈퍼&하이퍼 현상’, ‘낮낮공간’으로 표현되었다. 


반면 변화한 부분은 세대의 이동이다. 이전에는 에코부머 즉, 밀레니얼 세대가 공간 시장을 이끌어가며 주연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올해는 세대빅뱅으로 인해 다양한 세대가 연결되고 더 긴밀하게 소통하며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슈퍼&하이퍼 현상’과 ‘구심역의 법칙’도 반대되는 지점이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이용으로 공간의 한계가 무너지며 골목이 역세권이 되는 초연결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역세권으로의 밀집 현상은 심화되었다. 


공간(空間, Space)은 도시공간, 생활공간, 주거공간 등 인간의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말한다. 사람이 생활하는 장소이기에 사람의 생활양식이 변함에 따라 공간도 함께 변화한다. 즉, 미래의 공간을 예측하는 것은 우리의 행동 양식을 예측하는 것과 같다. 미래의 공간을 상상하고 그려보는 것이 꽤나 흥미로운 이유, 수시로 바뀌는 공간의 모습과 쓰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가 일하고 소통 하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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