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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찾아온 한 줄기 빛, '팝업스토어'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가 열광하는 이유

2023.03.15

인터넷 팝업창처럼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팝업스토어(Pop-Up Store)’.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팝업스토어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감을 자극하는 독특한 공간에서 브랜드의 가치와 경험을 전개하는 팝업스토어는 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러한 팝업스토어 열풍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건물주는 유휴 공간이나 공실을 활용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 계약과 부담스러운 유지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팝업스토어가 성수동을 비롯해 한남, 강남, 합정 등 소위 말하는 핫플레이스에 입점할 수 있는 까닭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죠. 그렇다면 지금부터 팝업스토어가 떠오르는 이유에 대해 알아볼까요? 

 

‘제품’ 대신 ‘경험’을 선물… 팝업스토어의 대변신 

 

<팝업스토어의 유래는 미국 대형 할인점 ‘타깃'으로부터 시작됐다 / 타깃 제공>

 

 

팝업스토어란 특정 브랜드가 기간을 정해 놓고 여는 임시 매장입니다.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수년간 운영되다가 철수하는데요. 팝업스토어의 유래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22년, 미국 대형 할인마트인 타깃(Target)이 열었던 임시 매장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여러 브랜드가 이를 벤치마킹 했죠. 국내에서는 2010년쯤부터 패션·뷰티 업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도 팝업스토어의 인기가 지금처럼 폭발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전의 팝업스토어는 ‘매출 증가’를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됐습니다. 브랜드가 신제품을 정식 출시하기 전,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데만 중점을 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등장하고 있는 팝업스토어는 ‘제품’이 아닌 브랜드의 ‘경험’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컨셉과 스토리를 기반으로 브랜드 철학을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독창적인 공간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죠. 즉 과거에는 단순히 소비자에게 상품을 홍보하는 공간에 그쳤다면, 이제는 이벤트, 전시, 파티, 공연 등 각종 체험 요소를 팝업스토어의 중심 콘텐츠로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스며들게 하고 있습니다.

 

‘침대 없는 침대 브랜드 매장’… 진화하는 브랜드PR

 

<주력 상품이 전개되지 않은 팝업스토어로 주목받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 시몬스 제공>

 

 

오늘날 팝업스토어의 대표적인 사례를 꼽으라고 한다면, 청담동에 위치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22년 2월, 침대 브랜드 시몬스가 청담동에 전개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는 아주 이색적인 팝업스토어입니다. '침대'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오픈한 팝업스토어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내 그 어디에서도 침대와 관련된 제품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는 총 3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1층은 문구류와 의류잡화 등을 포함한 다양한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2층은 햄버거를 판매하는 매장과 포토존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3층은 ‘흔들림 없는 편안함’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는 디지털 아트를 전시 형태로 보여주며,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오롯이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마련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몬스는 왜 그들의 주력 상품인 ‘침대’가 없는 팝업스토어를 만들었을까요?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신상품 홍보’라는 지금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케팅 전략보다, 미래의 소비자층을 겨냥한 브랜딩을 하기 위해서죠. 침대는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인 만큼 팝업스토어를 주력으로 소비하는 MZ세대들과 다소 거리가 느껴질 수밖에 없는 제품입니다. 따라서 과감히 침대를 빼 버리는 대신, MZ세대들이 즐길 수 있는 각종 체험 요소들을 삽입하면서 미래의 시몬스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을 택한 것입니다.

 

 

 

<두껍상회 강남은 게임시설과 브랜드 굿즈를 통해 소비자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 하이트진로 제공>

 

 

한편, 시몬스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에서 ‘제품’ 대신’ 소비자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자사 캐릭터인 두꺼비를 메인으로 활용한 ‘두껍상회’라는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는데요. 올해 1월 20일부터 3월 5일까지 진행된 두껍상회 강남점은 어린이 놀이터라는 컨셉에 맞춰 게임기, 농구대, 볼링장 등 다양한 게임시설을 조성했으며, 다양한 컨셉의 포토존을 활용해 제품 홍보보다는 경험 제공 위주의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또한 소주와 맥주 전용 잔을 시작으로 소주를 형상화한 백팩, 문구류, 골프공, 핸드폰 케이스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상품군을 굿즈로 출시하며 소비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스며들게 만들었는데요. 여기에 ‘소맥 자격증 발급’ 등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소비자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하는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브랜드와 MZ세대의 콜라보레이션

결국 팝업스토어의 인기 이유는 브랜드의 변화된 마케팅 전략과 함께 SNS를 중요시 여기는 MZ세대의 성향과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팝업스토어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한 공간을 마련하여 ‘인스타 감성’을 건드렸죠. 이에 SNS 인증을 통해 일상의 경험을 공유하는 MZ세대들에게 필수로 들려야 하는 공간이 된 셈입니다.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라는 뜻의 신조어. 인스타그래머블이 젊은 층의 새로운 소비 기준이 되면서 외식, 여행, 쇼핑, 전시 등 다양한 업계에서 마케팅의 중요 키워드로 활용하고 있다.

 

‘기간 한정’이라는 팝업스토어의 특수성 역시 요즘 트렌드에 부합하는 특징입니다. 팝업스토어는 특정 기간에만 운영되기 때문에 때를 놓치면 해당 콘텐츠를 다시는 경험할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희소성이 소비자들의 방문 심리를 건드리면서 SNS에 인증 사진을 올리고, 이를 통해 다른 소비자들이 팝업스토어에 방문하면서 핫플레이스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실제로 2023년 3월 기준, 인스타그램에 #팝업스토어로 해시태그된 게시물은 39만6,000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편, 앞으로도 팝업스토어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외부 활동이 자유로워지면서, 다양한 즐길 거리와 감성적인 공간이 공존하는 팝업스토어로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데요. 다가오는 봄날, 여러분들이 가장 관심 있는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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