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

[지속가능 도시 리포트] 친환경 에너지로 수익까지, 100% 에너지 자립촌 독일 펠트하임

독일 최초의 100% 에너지 자립촌 '펠트하임'이 에너지 선구자적 도시가 되기까지

2024.08.09

 

보성그룹은 전라남도 등과 함께 해남군 산이면 632만 평 부지에 재생에너지 기반 친환경 미래도시 ‘솔라시도’를 조성하고 있습니다솔라시도는 전라남도의 풍부한 태양광풍력 자원을 활용해 도시 내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자급자족하며 산업과 레저스마트 기술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입니다.

 

[지속가능 도시 리포트]에서는 솔라시도와 같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세계 여러 도시를 탐구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 도시의 모습을 함께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지난 영국 베드제드에 이어 세 번째로 소개할 도시는 독일을 대표하는 친환경 도시인 ‘펠트하임(Feldheim)’입니다.


 

 재생에너지 기반의 지속가능한 미래도시 ‘솔라시도’ 조감도



 

재생에너지 자급자족의 선구자, 펠트하임

 에너지 자립촌의 선구자, 펠트하임 / 출처: 구글 캡처

 

독일 펠트하임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에너지 자립촌입니다. 이곳은 풍력부터 태양광, 가축 분뇨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이용, 전력과 난방을 100% 공급받는 곳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독일은 2000년대 초, 재생에너지법을 제정하는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는데요. 펠트하임은 이러한 정책의 혜택을 받아 에너지 자립촌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습니다.

 

한양블로그는 [지속가능 도시 리포트] 지난 시간에 영국 베드제드를 소개했습니다. 베드제드와 펠트하임의 공통점이라면 대도시가 아닌 외곽 지역에 있고, 주민 규모가 작은 곳이라는 점입니다. 베드제드는 런던 남부 베딩턴 지역에 자리한 약 1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이고, 펠트하임은 독일 동부 브란덴부르크 주에 있는 작은 농촌 마을로 주민 수가 약 150명에 불과한 곳입니다. 펠트하임의 면적은 15.7k㎡로 서울의 자치구 하나 크기만 합니다.

 

하지만, 베드제드와 펠트하임의 차이점이라면 다름 아닌 에너지를 다루는 측면입니다. 베드제드가 에너지 절약에 최적화된 패시브 하우스 구조로 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면, 펠트하임은 직접 생산에 뛰어들어 마을에서 쓰는 전력을 확보하고 남는 에너지를 판매해 수익을 창출합니다. 단순히 에너지 절감뿐 아니라 생산까지 확대하며 지역 사회의 경제적·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낸 선구자적 지속가능 도시라 할 수 있죠.

 

펠트하임, 에너지 자립촌이 되기까지 - ① 풍력, 바이오매스, 태양광 발전소 조성

펠트하임의 에너지 생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풍력발전기 / 출처: Neue Energien Forum Feldheim

 

펠트하임의 에너지 자립 여정은 풍력 발전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시초는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1995마이클 라슈만이란 한 청년 사업가로부터였습니다. 그가 시 정부 및 지역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풍력발전기 4대를 설치하며 비로소 ‘윈드 파크(Wind Park)’ 펠트하임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펠트하임은 점점 풍력발전기를 늘리기 시작해 2022년 기준으로는 55기를 운용 중입니다. 펠트하임은 풍력발전기에서만 공급하는 전력이 연간 약 25,000kWh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는 우리나라 3인 가구의 연평균 전력사용량(3,552kWh, 2022년 기준, 한국전력공사) 7만 배 넘는 용량입니다. , 이 작은 독일 마을에서 우리나라 7만여 가구가 1년 동안 쓸 전력량을 생산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펠트하임의 바이오가스 발전소

 

풍력발전이 성공하자, 펠트하임 주민들은 다른 에너지 생산에도 눈을 뜨게 됩니다. 원래 펠트하임은 농업과 축산업이 주 수입원인 곳이었습니다. 이에 주민들은 옥수수 등의 곡물과 소·돼지 등 가축 분변을 섞어 2008년부터 바이오가스를 만들었고, 여기서 연간 400kWh의 전력을 생산하기에 이릅니다. 바이오가스를 만들면서 나오는 열로는 지역에 난방을 공급해 연간 259,000리터의 난방유를 절약하며, 남는 찌꺼기로는 친환경 비료를 만듭니다.

 

같은 해인 2008년에는 태양광에도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독일 정부가 버려진 군사 부지를 단돈 1유로(한화 약 1480)에 내놓았는데, 여기에 태양광 모듈 9844개를 설치한 셀터호프 솔라 팜(Selterhof solar farm)’을 세운 것입니다. 펠트하임 주민들은 이곳에서만 연간 274kWh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들 친환경 에너지들을 활용해 2010년 드디어 독일 최초의 100% 에너지 자립촌을 이루게 됩니다.

 

펠트하임, 에너지 자립촌이 되기까지 - ② 에너지 프로슈머가 된 주민들


군사부지였던 곳을 태양광 발전소로 만든 셀터호프 솔라 팜 / 출처: Neue Energien Forum Feldheim 

 

펠트하임의 주민들은 단순히 에너지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에너지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에너지 프로슈머(Energy Prosumer)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일반적인 친환경 마을과는 궤를 달리합니다. ‘프로슈머생산자(Producer)’소비자(Consumer)’를 합친 말로, 1980년대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저서 <3의 물결>에서 최초로 소개한 개념입니다. , 에너지 프로슈머란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동시에 소비하는 적극적인 시장 참여자를 뜻하는 말입니다.

 

기존에 에너지 프로슈머라 하면, 주로 옥상이나 창문 등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소규모로 전력을 생산하는 사람을 뜻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유럽에서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일반인의 전력 생산 및 판매를 허용하면서 에너지 프로슈머의 참여도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펠트하임의 연간 공급 전력은 풍력 약 25,000kWh, 바이오가스 약 400kWh, 태양광 약 274kWh로 다 합치면 약 25,700kWh 정도가 됩니다. 그중 펠트하임 주민이 약 1%만을 사용하고, 나머지 약 25,000kWh‘에네르기크엘러’(Energiequelle)’라는 에너지 기업을 통해 인근 도시에 판매해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에네르기크엘러는 앞서 펠트하임에 풍력발전소를 설치했던 마이클 라슈만이 설립한 회사입니다.

 

현재 펠트하임 주민들은 전기 요금으로 1kWh 12센트(유로 기준)를 지불하며, 난방 요금으로는 1kWh 7.5센트를 냅니다. 이는 독일 평균 가격의 약 3~4분의 1에 해당하는 비용으로 주민들은 다른 지역보다 부담 없는 비용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입니다. 그뿐 아니라 주민 중 약 30명은 바이오가스 공장에서 일하는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일자리를 제공받고 있는데요. 독일의 경기가 침체된 시절에도 펠트하임의 실업률만은 0%를 기록했다는 후문입니다.

 

펠트하임, 에너지 자립촌이 되기까지 - ③ 에너지 사업에 참여하고 새로운 에너지에 도전


펠트하임 신에너지 포럼(NEF)에서는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각종 전시회와 세미나 등이 열린다. / 출처: Neue Energien Forum Feldheim 

 

펠트하임의 행보는 단순히 에너지 자립을 넘어 에너지 민주화를 이루는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에너지 민주화란 에너지 생산과 소비에 관한 결정권을 정부나 소수의 기업이 아닌 일반 시민이나 민간 기업에게도 돌려주는 것을 뜻합니다.

 

일례로 펠트하임의 시민들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관련한 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시민들이 직접 투자 및 대출을 통해 펠트하임에너지유한회사란 기업을 차린 것이죠. 펠트하임 시민들은 마을 내에 독립된 전력망도 세웠습니다. 이렇게 독립된 전력망을 갖추면 에너지 가격을 자체적으로 책정할 수 있어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앞서 펠트하임의 전기료가 독일 평균보다 훨씬 저렴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펠트하임은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에너지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수소 에너지 생산인데요. 향후 버스를 비롯한 각종 교통수단에 석유 대신 수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탄소중립에 더 가까운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도입하는 등 에너지 저장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

 

펠트하임의 마을 입구에는 ‘Ohne Klimaschutz kein Naturschutz’란 입간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는 ‘대기질 관리 없이는 자연보호도 없다’는 뜻으로 펠트하임의 에너지 관련 철학을 드러냅니다. 펠트하임의 에너지 프로슈머 역할은 국제적인 주목을 받으며 세계 최고의 에너지 자립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매년 전 세계 수천 명의 방문객과 연구자들이 펠트하임을 찾아와 그들의 성공 사례를 롤모델 삼아 자국에 적용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펠트하임이 에너지 프로슈머 역할로써 재생에너지 자급자족의 선구자가 된 것처럼, 보성그룹의 솔라시도 역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가능 도시 리포트’는 전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소개해 드릴 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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